詩人의 마을
秋三題(이 희승)
소한재
2006. 9. 4. 05:36
秋三題
- 이 희승 -
1. 벽공(碧空)
손톱으로 톡 튀기면
쨍 하고 금이 갈 듯
새파랗게 고인 물이
만지면 출렁일 듯
저렇게 청정무구(淸靜無垢)를
드리우고 있건만
2. 낙엽
시간에 매달려
사색에 지친 몸이
정적을 타고 내려
대지에 앉아보니
공간을 바꾼 탓인가,
방랑길이 멀구나.
3. 남창(南窓)
햇살이 쏟아져서
창에 서려 스며드니
동공이 부시도록
머릿속이 쇄락해라.
이렇 듯 명창청복(明窓淸福)을
분에 겹게 누림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