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人의 마을
울음이 타는 강(박 재삼)
소한재
2006. 9. 4. 05:56
울음이 타는 강
- 박 재삼 -
마음도 한 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 햇볕으로나 동무삼아 따라가면
어느 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이 나고나
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해질 녁 울음이 타는 가을 강을 보것네
저것 봐, 저것 봐
네 보담도 내 보담도
그 기쁜 첫 사랑 산골 물소리가 사라지고
그 다음 사랑 끝에 생긴 울음까지 녹아나고
이제는 미칠 일 하나로 바다에 다 와가는
소리 죽은 강을 강을 처음 보것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