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人의 마을

玩花衫(지훈) 과 나그네(목월)

소한재 2006. 9. 4. 22:12

 

완화삼(玩花衫)

(木月에게)

 

          - 조 지훈 -

 

 

차운 산 바위 위에 하늘은 멀어

산새가 구슬피 울음 운다.

 

구름 흘러가는

물길은 칠백리

 

나그네 긴 소매 꽃잎에 젖어

술 익는 강마을의 저녁 노을이여.

 

이 밤 자고 나면 저 마을에

꽃은 지리라.

 

다정하고 한 많음도 병인 양하여

달빛 아래 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

 

 

 

 

 

나그네

(지훈에게)

 

          - 박 목월 -

 

 

강 나루 건너서

밀밭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 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