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확장 그리고 공간의 확장
"저런 저런..."
아내가 혀를 끌끌 찼다.
앞에서 달리는 차창 밖으로 뭐가 날아왔다.
쓰레기를 차창 밖으로 던진 것이다.
피우던 담배꽁초를 그렇게 내던지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렇게 던진 담배꽁초는 자기 차 뒷자리로
길바닥에 그리고 남의 차 안으로 날아들었다.
끄다 만 담배불 때문에 불이 나는 일도 있다고 한다.
행동을 보면 그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말이 생각을 담는 그릇이듯이
행동은 생각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자기 차 안에 버리기 싫은 쓰레기를
왜 창 밖으로 던지는가?
그것은 차 안은 내 공간이라고 생각하지만
차창 밖의 공간은 남의 공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현관 문 안은 내 공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반지르르 윤이 나게 쓸고 닦는다.
하지만 아파트 현관 밖은 내 공간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에
쓰레기 봉지를 현관 밖에 몰래 내놓는다.
엄마 아빠 누나 동생만 내 가족이 아니다.
사촌 육촌... 친척이 가족의 1차적 확장이라면
동네, 지역사회는 가족의 2차적 확장이다.
이러한 가족의 확장은 회사로, 사회로,
마침내는 국가로 무한확장을 계속한다.
그래서 한국인들은 처음 만나도 '할머니' '할아버지'요 '아저씨' '아줌마'다.
미국인들의 미스터 김이나 미세쓰 김이
한국인들에게는 아저씨 아줌마고 할머니 할아버지다.
이런 생각의 연장선에서 대통령이 나라의 아버지, 국부로
영부인이 국모가 된다.
훼밀리즘 : 가족주의 무한 복제의 천재들인 한국인들이
공간에 대해서는 왜 이렇게 쫍팽이들인지는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현관 안 공간에서 아파트 단지 전체로
더 나아가 내가 살고 있는 지역사회 전체로
그리고 우리나라 전체로 My Space - 내 공간을 확장하자.
남의 공간이 아니라 내 공간이라고 생각하는 공간이 커질수록
우리는 선진문화시민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