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문병을 다녀오면서

소한재 2008. 9. 28. 07:45

셋째 형님 병 문안차 대전 건양대 병원을 다녀왔다.

한 동안 못 본 사이 형님은 파파 노인이 되어있었다.

유구무언... 할 말이 없었다.

 

떨어진 백혈구 수치가 아직도 올라오지 않고있어

고열과 두통... 으로 불면의 밤을 지새우고 계셨다.

여전히 숨도 차고, 음식도 제대로 못 드시고...

 

입원한 지 훌쩍 열흘이 지나갔다.

당일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해 빈 손으로 온 것이었는데...

베게도 이불도 없이.. 형수 또한 생활과 싸우고 있었다.

 

아무리 형제면 뭘하나?

허겁지겁 달려가면 뭘하나?

단 1그램도 그 고통을 덜어줄 수도 없는 것을...

잠시 들러 알량한 돈 봉투나 내밀고 돌아서면 그 뿐인 것을...

 

인간은 본질적으로 혼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프면 그 고통을 누가 나누어 질 수 있겠는가?

배우자나 부모가 그 고통의 시간을 함께 할 수는 있겠으나

그 병마의 고통 까지 나누어 질 수는 없는 것이 아닌가?

 

우선은 나를 위해서 건강해야 한다.

그리고 아내를 위해서 그리고 가족을 위해서...

이를 악물고 건강해야 한다.

 

돌아오는 내내 고목처럼 누워있던 형님의 모습이 눈에 밟혀

차 창으로 빗겨드는 황금빛 햇살에도 불구하고

나의 가을은 너무나 고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