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人의 마을

코스모스(이형기)

소한재 2008. 10. 3. 18:44

코스모스

 

 

(이 형기)

 

 

 

 

언제나 트이고 싶은 마음에

하야니 꽃피는 코스모스였다

 

돌아서며 돌아서며 연신 부딪히는

             물결 같은 그리움이었다

 

송두리째- 희망도, 절망도,

         불타지 못하는 육신

 

머리를 박고 쓰러진 코스모스는

             귀뚜리 우는 섬돌가에

    몸부림쳐 새겨진 어룽이었다

 

그러기에 더욱

흐느끼지 않는 설움 홀로 달래며

목이 가늘도록 참아내련다

 

까마득한 하늘가에

내 가슴이 파랗게 부서지는 날

코스모스 지리

 

- [이형기 시 99선]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