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한재(笑閑齋)일기

난로에 불을 피우고...

소한재 2008. 11. 29. 23:58

바닥의 극세사 카페트 밑에는 전자 매트가 깔려있어 언제나 따뜻하다. 소한재에서 가장 뒷쪽에 자리해 있어

가장 내밀한 방이 되어버린 이 방을 나는 겨울방이라고 부른다.


겨울에는 추억의 장작 난로에 불을 피우고 이 방에 머물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활활.... 타는 불길을 바라보는 것을... 탁! 타닥, 치익... 거리는 장작 타는 소리를, 그리고 옷에 마음에 배이는 나무 타는 냄새를 나는 좋아한다.


난로 위에 왜 양은 그릇을 엎어 두었느냐고 묻는 이들이 있다. 윗두껑 틈으로 연기가 새어나오는 것도 막을 겸 군밤을 구을 때 군밤이 튀는 것을 막을 겸... 겸사겸사로 엎어둔 것이다.


큰 장작은 벽난로에 불 피울 때 쓰고 잔 가지들은 이 주물 난로에 불을 피울 때 쓴다. 옆으로 던져 넣자니 길이가 길어서도 너무 굵어서도 안된다.  난로 옆에 놓인 작은 청자 투각 단지는 꿀단지였는데 지금은 쓰레기통 방에 두고 쓰레기통으로 쓰고 있는 것이다.

 

---------------------------------------------------------------------------------------------------

벌거벗은 나무들이 칼바람 끝에 오돌오돌 떨고 있다.

밖에 있는 수도꼭지들을 싸맸다.

모터는 다음으로 미루었다.

 

난로에 불을 피웠다. 금방 방 안 공기가 따뜻해진다.

난로 가에서 유 홍준의 <금강예찬>을 읽다.

 

혼자서 지내는 소한재의 하루. 쓸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