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진도의 장례

소한재 2009. 10. 12. 03:51








 

진도 씻김굿과 만가 행렬

 

전에 박광수 감독의 <축제>라는 영화가 있었다.

이 청준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인데 전라도 장흥 지방의 한 집안의 장례식을 치르면서

겪게되는 갈등과 화해를 담고 있다.

장례도 하나의 축제라는 메시지라는데 나는 그 영화를 보면서

장례가 축제일 수 있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

그러나 오늘 진도 사람들의 죽음과 장례 절차를 보면서

진도에서는 죽음도 하나의 축제라는 것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망자의 영혼을 깨끗이 씻어서 저승으로 올려 보내는 씻김굿과

만가 행렬을 보면서 애끓는 슬픔 마저 소리로, 흥으로 풀어내는 풀어내는

그들의 정서에 전율을 느껴야 했다.

 

420여년 전 이 울돌목에서 죽어간 수많은 조선과 일본의 수병들

그들의 외로운 영혼을 바다에서 건져 올려 저승으로 돌려보내는 그 과정을 보면서

평화의 바다, 세계 해전사에 최고의 승전이었던 명량대첩을 다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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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죽었을 때 하는 굿으로 경상도 지방의 오구굿, 경기 지방의 지노귀굿, 함경도 지방의 망묵이굿 등과 같은 성격의 굿이다. 학술적으로는 이를 통틀어 사령제(死靈祭)라고 한다. 그러나 같은 사령제라 하여도 실제로 하는 방법은 다르다. 씻김은 사령의 신체(神體)의 모형을 만들어 무녀가 씻기는 것이다. 즉 죽은 사람의 옷을 돗자리 등으로 말아서 동체(胴體)를 만들어 세우고, 그 위에 넋[魂]을 넣은 식기(食器)를 얹음으로써 죽은 사람의 머리를 상징한다. 다시 그 식기 위에 솥뚜껑을 얹어 모자로 하고 무녀는 무가를 부르며 빗자루로 신체를 씻긴다.

 

(참고) 살풀이

살풀이는 일명 수건춤이라고도 한다. 반주악이 무악인 살풀곡이 사용되기 때문에 무속에서 발전된 것이라는
설도 있으나 이 춤의 기원도 다른 민속무용과 같이 역사적 사실에 관한 기록을 볼 수가 없다. 그 계통은 무무와 기방 두 계통으로 찾아 볼 수가 있는데 이 춤은 1930년대 민속 무용의 선구자인 한성준이 제일 먼저 무대에 등장시 켰다. 통상적으로 살을 풀고 액을 막는 의미에서 추는 걸로 되어 있다.

 

씻김굿(진도씻김굿)

진도에서 행해지고 있는 씻김굿은 망자가 이승에서 풀지 못하고 맺혀있는 한을 풀어 주어서 극락왕생 하도록 기원하는 굿을 말한다. 타지방에서 하는 굿은 무당이 북 위나 작두 위에서 걷는 등 사술적이고 의상은 무복을 입는 것이 보통이며 무당 자신이 망자의 말을 전한다.

그러나 진도의 씻김굿은 춤과 노래로써 신에게 빌며 의상은 상복차림으로 죽은 자의 후손으로 하여금 죽은 자와 접하게 한다는 특징이 있다. 진도 씻김굿은 1979년 세계민속음악제에서 금상을 탄 바 있으며 이 굿은 행해지는 장소와 시기에 따라 명칭을 달리 하는데 진도 씻김굿의 명칭은 다음과 같다. 곽머리 씻김굿, 소상, 대상, 날받이, 초분이장 때의 씻김굿, 영화(경사굿), 넋건지기, 저승혼사 씻김굿 등이 있다.

 

곽머리씻김굿

초상이 났을 때 출상 전날 시신 옆에서 직접 하는 굿을 말한다. 시신이 안치되어 있는 방에서 굿을 하다가 관 위에 질베를 걸쳐 뜰까지 늘어뜨리게 한 후 길닦음을 한다. 시체 옆에서 직접하기 때문에 이를 '진씻김' 이라고 한다.

 

소상 씻김굿

사람이 죽은지 1년이 되는 소상날 밤에 하는 굿을 말한다.

 

대상 씻김굿

'탈상 씻김굿'이라고도 하는데 죽은지 3년 되는 대상날 밤에 하는 굿을 말한다.

 

날받이 씻김굿

그 집안에 우환이 있든가 좋이 않은 일들이 자주 일어날 때 점쟁이에게 가서 문복한 결과 조상 중에서 어떤 분이 해원을 못해 가족에게 화를 미치게 한다는 말에 따라 그 분의 넋을 위로하고 이승에서 풀지 못한 한을 풀어주기 위해서 하는 굿을 말한다. 이 굿은 날을 받아서 하기 때문에 '날받이 씻김굿'이라 부른다. 굿의 대부분은 그 가락을 육자배기목(시나위목)이 주가 되고 연주악기로는 피리.대금.해금.장고.징으로 편성하여 오현육각의 항 유형으로 볼 수 있다.

 

초분이장 때의 씻김굿

초분을 하였다가 묘를 쓸 때 행하는 굿을 말하는데 묘를 쓴 날 밤에 뜰에다 차일을 치고서 망자의 넋을 씻겨준다.

 

영화 씻김굿(경사굿)

조상 중에서 어느 한 분의 비를 세울 때 그분의 넋이 영화를 누리라고 하든가 또는 지방에 경사가 있을 때 이를 조상이 돌보아준 은덕이라 생각하고 조상 모두를 불러 행사하는 굿을 일컫는다.

 

넋건지기 씻김굿

'용굿' '혼건지기 굿'이라고도 부르는 이 굿은 물에서 죽은 자의 넋을 건져 주고자 할 때 하는 굿을 말한다. 익사한 망자의 넋을 주중에서 건져내 그 한을 풀어주고 영혼을 씻겨주는 굿인데 이 굿은 물가에서 혼을 건져 진씻김을 하고 나서 집에 혼을 모셔와 마른 씻김을 한다.

 

저승혼사 굿

'결혼굿'이라고도 부르는 이 굿은 총각이나 처녀로 죽은 사람들끼리 사후 혼인을 시키면서 하는 굿을 말한다. 결혼 전에 죽은 혼은 '몽달귀신'이 되어 여러사람 특히 가족에게 해를 끼친다고 한다. 그래서 이 영혼들끼리 혼사를 시켜 해원해 주면 좋다고 해서 사후 결혼식을 올려 주고 이 굿을 한다. 특히, '저승혼사굿'때의 씻김굿은 먼저 처녀 망자의 묘를 총각 망자 묘 옆으로 이장하든가 합장을 하고서 그날 밤 총각 망자집에서 하는데 뜰에다 차일을 치고 각각 넋을 씻긴다. 그리고 길닦을믕 할 때는 두 질베를 합쳐 부부 씻김굿을 함으로써 완전한 부부가 되는 것이다.

 

진도 씻김굿의 순서

먼저 조왕반-혼맞이-안당-초가망석-처올리기-손님굿-제석굿-고풀이-영돈말이-이슬털기-왕풀이-넋풀이-동갑풀이-약풀이-넋올리기-손대잡이-희설-길닦음-종천 이상의 순으로 막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