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야우중(최 치원)
최치원
秋風唯苦吟(추풍유고음)
가을바람에 홀로 괴로이 읇조리나니
세상에는 나를 알아주는 이 없구나.
창밖에는 밤늦도록 비가 내리고
등잔 앞의 내마음은 만리밖에 있다.
이 한시는 신라말의 학자 최치원(崔致遠)의 오언 절구(五言絶句)로서
세상에 자신을 알아 줄 지기(知己)가 없다는 절대 고독감을 표현하고 있다.
후세에 전해지는 100여 편의 시 중에서 이 시는 심상의 전개나 구조적인 긴밀성에서
가장 완벽한 작품으로 손꼽히는 최치원의 대표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 시는 최치원의 귀국 이전 작품이라고도 하고, 또 귀국 후의 작품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그의 시문집인 <계원필경(桂苑筆耕)>에는 이 시가 수록되어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시의 내용으로 보아서 귀국 후의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그렇게 판단하는 이유는,
최치원은 12세 때 당나라로 유학하여 당나라 과거에 합격하고 그곳에서 여러 벼슬을
지내다 18년이 지난후에 고국 신라로 귀국하여 벼슬이 병부시랑에까지 올랐다.
그러나 이 때는 신라 말기의 혼란기로 그 뜻을 펼 수 없어 스스로 외직을 자청하여
지방 태수를 지내다 후에 진성여왕에게 “시무십여조(時務十餘條)”를 상소하여
아찬이 되었으나 귀족들의 거쎈 반발로 관직을 내놓고 각지를 유랑하다가 가야산으로
들어가 은거하다 해인사에서 여생을 마쳤다.
이 시의 ‘만리심(萬里心)’은 이 때의 심경을 표현한 것으로 보며, 중국에서는 마음껏
문재(文才)를 떨쳤지만 귀국후 고국에서 느끼는 현실과의 부조화가 이 시를 만들게된
동기라고 보기때문이다.
이번 청명절 연휴에는 최치원 선생의 기념관과 고구려 유적이 많이 있다는 강소성 양주를
다녀올 계획이다.
[출처] 秋夜雨中 (추야우중)/崔致遠(최치원)|작성자 shangh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