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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죽란시사첩 머리말노변정담(爐邊情談) 2006. 4. 18. 09:12
죽란시사첩 머리말
나 해철
다산 정약용 선생이
시 짓는 친구들과 함께 만든
죽란시사첩이라는 동인지 머리말을 보면
"모임이 이루어지자 우리는 이렇게 약속하였다.살구 꽃이 피면 한 번 모인다.
복숭아 꽃이 피면 한 번 모인다.
한 여름에 참외가 익으면 한번 모인다.
가을이 되어 서늘해지면 서지에 연꽃을 구경하러 한번 모인다.
한 해가 저물 무렵에 화분에 심은 매화가 꽃을 피우면 한 번 모인다.
..............................................."는 말이 있다.
젠장 시 쓰는 친구들아
다들 잘 있느냐
가까이 살구꽃도 복숭아꽃도 참외밭도 없어서
이렇게 사느냐
매화 보는 대신에 곗돈을 부어서라도
얼굴 보고 목소리 듣자.
죽란시사 혀 차는 소리
늦가을 비 내리는 창 밖에서 들린다.
*나 해철 시인. 1958년 영산포 출생. 1982년 동아일보 시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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