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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목수가 차도구장을 가지고 왔다살며 생각하며 2005. 11. 10. 22:01
작년에 아내의 대모님이 집안을 정리하면서
옛날 쌀뒤주를 소한재에 가져다 놓고 쓰라고 주셨다.
오래된 물건인지라 상태가 별로 안좋아
그 표면을 좀 손봐서 쓸려고 목원 공방에 가져다 두었는데
최목수가 전화를 걸어와 자기가 동명동의 전통 찻집에 차탁과 도구함을 납품했는데
찻집 주인이 공방에 왔다가 내 뒤주를 무척 탐낸다는 것이다.
앉아서 찻값을 받기도 뭐하고 내 뒤주를 돈통 대신에 놔두고 싶어하니
팔라고 한다는 것이다.
나도 얻은 것이니 요긴하게 쓸 사람이 있다면
그냥 주라고 했더니 너무나 고마워하면서
꼭 찻집에 한번 모시고 오라고 했다고 한다.
그 최목수가 전에 우리 아파트에 와본적이 있는데
식탁 옆에 놓인 하얀색 찬장이 초라해 보였던지
자기가 차도구 함으로 짠 것이 하나 남아있는데
그걸 버리고 이걸 쓰라면서 오늘 가지고 온 것이다.
내가 쌀 뒤주를 주어서 자기가 고마웠던 모양이다.
버린 하얀색 찬장은 아파트 분양할 때 주었던 것인데
지금은 오래 되어서 구식 중의 구식이 되어버렸다.
아내가 그걸 몹씨 싫어했는데 최 목수가 그걸 눈치챘는 모양이다.
아내가 전에 것 보다 훨씬 이쁘다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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