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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고단의 봄
    살며 생각하며 2006. 5. 14. 00:26

    누가 봄이 짧다고 했던가?

    올해 나의 봄은 너무나 길다.

    지난 12월 31일 한 해의 마지막 날 진도를 갔을 때 진도의 들은 온통 파란색이었다.

    그 때 시작된 나의 봄은 오늘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천은사를 지나면서 부터 싱그러운 신록의 바다다.

    장엄한 녹색의 파노라마... 그 바다를 헤엄치듯 느릿느릿 산을 오른다.

     

    노고단에 올랐다. 성삼재 까지는 자동차로 오른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니 올라온 길이 구불구불 산을 오르고 있다.

    1200 고지를 단숨에 자동차로 오르다니

    세상에 좋아졌다고 해야할 지 세상이 미쳤다고 해야할 지...

    성삼재에서 노고단 가는 길은 빤히 보인다.

    등산코스라기 보다는 산책 코스다.

     

    지리산 노고단은 이제 막 봄이 시작되고 있었다.

    버들강아지가 이제 막 움을 트고

    가지마다 연두빛 새싹들이 늦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노고단에서 화엄사 계곡을 내려다 보니

    저 아래 구례에서 부터 이곳 노고단 까지

    여름, 봄, 겨울 산의 모습이 차례로 이어지고 있었다.

    맨 아래는 여름의 숲, 노고단 발치는 봄의 숲.

    노고단은 아직도 겨울 숲의 모습이다.

    여기 올라오니 온통 시야는 파아란 하늘이더니

    산 아래 화엄사 계곡에 깃드니 온통 푸른 숲의 바다다.

    하늘이 갑자기 손바닥만해졌다.

     

    어스름이 내리는 구층암에 들렀다.

    생긴 그대로의 나무를 거꾸로 세운 기둥이 있는 툇마루에 앉았다.

    사위가 고요하다.

    어둑어둑 무서운 대밭을 넘어온 계곡물 소리가 시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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