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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환이와 걸어서 시내 데이트
    살며 생각하며 2006. 7. 24. 03:28

    정환이와 걸어서 시내를 갔다오다.

    시민의 숲길을 따라, 광주천변 길을 걸어서.

     

    살만한 도시란 자동차를 버리고 천천히 걷는 것을 유혹하는 도시라고

    나는 굳게 믿고 있다.

    근처 수퍼마켓을 다녀오면서도 차를 끌고 가는 요즈음의 세태는

    편리만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의 게으름 탓이기도 하지마는

    그보다 더 큰 이유는 걷기가 불편하기 때문이다.

    늘 걷는 사람보다는 자동차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울퉁불퉁하고 물이 고인 보도, 쌓인 적치물들,

    귀를 한없이 괴롭히는 도시 소음들, 토막 토막 끊어진 보도....

    근본적으로 그런 도시를 우리를 개혁하지 않으면 안된다.

    걷는 보행자가 편하고 자동차가 한 없이 불편한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천천히 걷다가 다리 아프면 잠시 앉아서 책이라도 한 두 페이지 읽다 갈 수 있는...

    바지 가랭이를 걷고 냇물에 발이라도 담글 수 있다면...

     

    나는 대남로 숲길을 걸으면서

    광주천을 따라 걸으면서 그런 도시를 꿈꾼다.

    여기 저기 나무에 걸려있는 시민들의 이름표에서

    시민의 숲이라는 그 이름에서 그 가능성을 읽어낸다.

     

    시민의 숲길도 아직은 해결해야 할 문제도 적지 않다.

    바로 옆을 달리는 대로의 소음을 어떻게 할 것인가도 문제고

    그 숲길에 무엇을 담을까?도 문제고...

    섬처럼 떨어진 도심 공원들과 산재한 주거지구와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가도 문제고...

     

    시민의 숲길은 시민이 주도해서 만든 가로공원이고

    광주천변 공원은 관이 주도해서 만든 공원이다.

    그런 차이 때문인지 나는 대남로 가로공원에서는 희망을 천변공원에서는 실망을 경험한다.

    가로공원은 도심 교통 소통을 위해 경전철을 놓겠다는 시를 설득해

    전문가들의 노력과 시민들의 헌수로 기분 좋게 걸을 수 있는 숲길을 만들어 냈다.

    천변공원을 새로 만들면서 시는 생태공원을 만들겠다고 했지마는

    시가 만든 것은 생태와는 너무나 거리가 먼 시설물 중심의 고수부지 정비사업이었다.

    깨끗하게 잘 정비되기는 했으나 걷기도 불편하고 쉬기도 불편한...

    시멘트 콘크리트 다리 위에 전통 정자를 지어놓고...

    개울가는 단정하게 대리석을 쌓아 풀한포기 자랄 수 없게만든

    시민이 없는 이름 뿐인 시민공원....

    왜 이렇게 되었을까? 될 수 밖에 없었을까?

    한 마디로 수질이나 악취는 사진에 찍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딴 걸로는 기관장이나 공무원이 일 한 흔적이 잘 나지 않기 때문이다.

     

    충장서림에서 <김 서령의 家>를 사오다.

    책을 파는 가계라는 書店 보다는 책의 숲, 書林이라는 말이 나는 더 좋다.

    서림이라는 한 자말 보다는 <책방>이라는우리 말은 더욱 좋다.

     

    <茶生園>에서는 빙열문이 아름다운 찻잔 두 개를 샀다.

    <茶山古房>은 오늘도 문이 닫혀 있어 현판 <春軒>의 안부는 알 길이 없었다.

     

    밤 늦게 새로 사온 찻잔을 차 한잔을 마셨다.

    손안에 가볍게 안겨 오는 느낌이 참 좋다.

    가볍고 위로 넓게 퍼져 여름에는 차 식히기도 좋을 것 같고..

    그래서 그런지 유난히 차 맛이 좋았다.

     

     

     

    대남로 시민의 숲길. 폐선 부지 세 구간중 우선 두번째 구간만 공사가 끝났다.


    광주천변 공원. 그래도 이런 징검다리를 건너는 재미는 결코 작지 않다.


    최근에 광주시가 서울 청계천 복원 사업을 보고 새로 만든 천변 생태(?) 공원...


    광주의 대표적인 젊은이의 거리, 충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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