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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탁 가옥에서
    옛집을 찾아가는 길 2008. 10. 19. 17:24

    윤 탁 가옥 대문 앞에서


    대문을 들어서면 나오는 사랑채 마당과 정원


    계단을 오르면 기석과 수목이 우거진 사랑채 뜰이다.


    남쪽 지방이라서인지 남방계 열대수종도 보이는게 이채롭다.


    사랑채를 돌아 안채로 이어지는 긴 골목길. 이런 접근로는 이 집에서 처음 보는 특이한 구조다.


    바깥 사랑채와 안채를 이어주는 중문채. 내외를 위해 올라가서 돌아들어가게 되어있다.


    최근에 지은 새로 지은 것 같은데 중문채의 일부는 심하게 기울고 있었다. 장인정신의 부재를 여기서도 만난다.


    사랑채 뒤에 훨씬 더 높고 깊은 곳에 웅크린 듯 엎드려 있는 안채.

     

    안채 뒷쪽 후원. 은행과 동백림이 장엄하다. 햇살이 가득한 이 후원이 나는 이 집에서 제일 탐났다.


    거목이 된 후원의 동백 숲. 피를 토하 듯 붉게 붉게 동백이 떨어졌을 때의 이 후원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이 후원을 가졌던 이 집의 안주인은 정말 부자였을 것이다. 몸도 마음도...


    대문을 들어서면서...


    전용 뒤딜 방앗간이 있었다. 도르래가 달려있는 우물 옆에는 연자 방앗돌도 남아있었다. 이 집의 부의 정도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안채 옆에 서있는 별당. 별당이 안채와 이렇게 가까이 이마를 맞대고 있는 것도 드문 경우다.


    안채 앞 마당


    후원


    사랑 앞 정뭔.


    대문을 나서면서...



    1900년대 초에 지어진 이 집은 호남 부잣집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었다. 윤탁 가옥이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지방 최고 집안인 해남 윤씨의 일족이 살던 집이다. 이 댁으로 들어가는 길 가의 정자 나무들만 보아도 이 마을의 예사롭지 않음을 느끼게 해준다. 이 댁에서도 백포리 윤두서 고가에서 처럼 저 멀리 바다가 보인다. 그래서인 지 물길을 따라서 방풍림을 조성했는데 지금은 고목이 되어 그 풍경이 유장하다.

     

    이 집은 대단한 규모에도 불구하고 내 눈에 미학적으로 그리 아름다운 집은 아니다. 집 보다는 오히려 사랑채 앞 마당과 정원 그리고 안채 뒤에 자리 잡은 후원이 훨씬 아름다운 집이다. 사랑채는 일곱간이나 되는데 여인숙 처럼 방만 옆으로 길게 늘어서 있어 단조로운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리고 남도 반가의 전형 처럼 이 집도 예외 없이 사랑채가 상당히 높게 쌓아올린 토방에도 불구하고 위세 등등하다기 보다는 땅에 낮게 엎드려 있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그것은 해풍을 피하고자 했던 건축적 계산이었는지 아니면 호남인들의 민주적 사고 때문이었는 지는 내 값냥으로는 가늠조차 해볼 수 없지마는 아무튼 그런 이유로 소박하고 인간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커다한 미덕이라 할 것이다.

     

    상당히 넓은 대지인데도 행랑채, 사랑채, 중간문채,  안채가 보통의 서원 처럼 일열로 배치되어 있는 특이한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사랑채를 ㄱ자로 앉힐 수도 있었을텐데 일자로 길게 늘어놓음으로써 안채에 접근하는 동선이 사랑채 앞을 지나 사랑채 뒷 공간을 길게 걸어가서 다시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 이상한 접근 동선을 가질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내외가 엄격했던 당시를 생각해보면 메우 이상하면서도 불편한 구조라 내 눈에는 그 생경함이 경이롭게 까지 보인다. 중문채도 내외를 위해 계단을 올라가서 다시 방향을 틀어서 들어가게 함으로써 동선을 더욱 불편하고 복잡해졌다. 중문을 지나면 ㄱ 자로 앉은 안채와 일자로 앉은 별당채가 한 눈에 들어온다. 이 두 채가 합해져셔 튼 ㄷ 자 형태를 이루고 있다. 별당이 안채와 같은 높이로 한 공간에 처마를 어깨동무하고 있는 모습도 이채롭기는 마찬가지다. 안채와 별당은 토방이 없고 거의 마당에 붙어 있어 높은 대지 조건에도 불구하고 매우 정숙해 보인다. 여자들의 공간인 안채와 별당이 사랑채 보다 훨씬 높은 곳에 위치해 사랑채를 내려다 보고 있는 모습도 그 예를 찾아보기 힘든 특이한 배치라고 할 것이다.

     

    윤 탁 가옥, 내 눈에는 이상하게(?) 아름다운 집이었다. 집 보다는 뜰이 더 아름다운 집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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