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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변을 거닐다...
    살며 생각하며 2005. 11. 30. 17:22

    캠퍼스 투어 때문에 요며칠은 점심을 굶으니까

    오늘은 아내가 레지오 마치는대로 학교로 왔다.

    함께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서다.

    모처럼 만에 차를 몰고 교외로 나가

    <보리와 차>에서 함께 맛있는 점심식사를 했다.

     

    봄날 처럼 쏟아지는 햇살이 너무 좋길래

    근처 드들강가를 산책하기로 한다.

    차를 버리고 걷는 호젓한 길...

    멀리서 춤추듯 이어져 달리는 산산들...

    키를 넘는 갈대가 밭을 이루고 있는 강가에는

    새떼가 날아올랐다가 금방 갈대 숲 속으로 곤두박질 치곤 한다.

    해오라기인지... 낮게 날아 멀어지는 하얀 물새...

    속삭이듯 해잘거리는 물소리...

    고기 비늘 처럼 반짝이는 물살...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는 거리에

    드들강이 있다는 것은 커다란 축복이다.

    지석강이라는 지도 상의 이름 보다

    드들강이라는 마을 사람들이 부르는 이름을

    나는 훨씬 좋아한다.

    이 강가로 이어지는 호젓한 길을 걷고 있노라면

    나도 문득 강가 마을에 살고 싶어진다.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느 금모래 빛

    창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

     

    돌아오는 길에 강가 마을인 천암리를 구경삼아 들렸다.

    골목길에서 노인 부부를 만났는데... 심심했던지

    온 동네를 데리고 다니며 이 땅은 얼마에 팔렸고

    이 땅은 얼마에 판다고 나와 있고...

    쌀 수매가 끊기면서 땅값이 많이 떨어졌다....

    이 땅이 옛어른들 말로 풍수상으로 명당이다.

    살테면 부동산에 이야기하지말고 자기에게 이야기하라는 둥...

    자세하게도 일러준다.

    두 손을 꼭 잡고 돌아서는 노인 부부의 뒷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

     

    아내는 정말 이 강마을에 와서 사는 것은 어떤지 한번 생각해보란다.

    둘째 녀석 고등학교가서 기숙사에 들어가면

    이런 강마을에 와서 사는 것도 괜찮지 않겠는가...

     

    현실이 되기에는 훨씬 오랜 시간과 훨씬 더 복잡한 절차를 밟아야겠지마는

    그런 상상을 해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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