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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한재에서 일하다.
    살며 생각하며 2006. 2. 12. 01:49

    봄날 처럼 포근하다. 소한재엘 갔다. 이번 달 전기 요금이 17000원이나 나왔다. 2천원을 넘지 않았는데 왠 일일까? 옆집 할머니는 티비 시청료를 포함해서 6000원 남짓인데 소한재는 텔레비젼도 없고 한 달에 겨우 두세번 왔다가는 집인데... 뭔가 잘 못 된 것 같다.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우선 썩어 넘어져 버린 사립문 기둥을 새로 세우다. 혼자서 적어도 두 시간은 낑낑댔다. 그래도 끝내고 바라 보는 기분은 좋았다. 울타리를 따라 심은 줄장미 가지 치기 작업도 했다. 아이비도 옮겨 심었다. 조만간 발아억제제를 뿌려야겠다.

     

    수도 모터가 또 고장이 났다. 2-3분도 못 돌고 멈춰 서버렸다. 지난 번에 떼 가지고 가서 2만원을 주고 고쳐 온 것이 허사가 되었다. 이제는 새 걸로 사는 수 밖에는 다른 도리가 없다. 그러고도 물이 나오지 않으면 어디 관이 터진 것이니 수도업자를 불러 와야 한다. 올 겨울은 최악이다. 걸레 조차 빨 수가 없다.

     

    벽난로에 불 피우다. 장작 타는 것을 물끄러미 지켜보았다. 오늘 대나무가 화력이 엄청 좋다는 것을 알았다. 터지는 소리에 깜짝깜짝 놀랐다. 다음 부터는 깨서 때야겠다.

     

    집에 돌아오기 위해 불을 끄고 마당에 나서는데 아, 마당 하나 가득 달빛이 출렁인다. 맞아. 오늘이 정월 대보름이지. 달 밝은 길을 달려 집으로 돌아오다. 보름달이 내내 나를 따라 왔다. 시커먼 식산과 그 위에 떠있는 보름달이 한 장의 인상적인 장면으로 마음의 앨범에 갈무리 해둔다.

     

    달밤을 즐기려고 아내와 산책을 나갔다. 달빛을 즐기려고 후미진 곳으로 갔는데도 가로등 때문에 달을 즐길 수는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문성고등학교 교정에 앉아서 한참이나 달을 보다 돌아왔다. 돌아와 거실에 불을 끄고 차 한잔을 마시는데 달빛이 베란다에 까지 비친다. 며칠 전에 온 눈 때문에 달빛이 더 밝은 것 같다.

     

    목원공방에 들렸다. 옷걸이를 얻어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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