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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근길에 만난 무등산 위의 보름달
    살며 생각하며 2006. 2. 13. 22:19

    검은 산 그림자 위로 하얀 달이 유난히도 커보였다. 올해 정월 대보름달은 달이 과학적으로는 가장 작은 보름달이라는데... 그 달빛의 아쉬움 때문에 새벽 한 시도 넘은 시간에 아내를 꼬셔서 심야 데이트를 나섰다. 집에 와서 세번째 옷을 갈아입고 나섰는데 이슬비가 내린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걷는데 빗발이 제법 굵어져 서둘러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아내는 우산을 가지고 올 걸 그랬다면서 웃었다.

     

    요즈음은 밤 11시에 보강을 위해 기원이가 학원엘 간다. 그리 멀지는 않지만 밤 늦은 시간에 아이를 혼자 보내는게 걸려서 학원 앞에 까지 데려다 주고 끝날 때는 델릴러 간다. 아이 손을 잡고 학원 까지 걸어가는 그 시간이 나는 행복하다. 벗었던 옷을 두 번씩이나 챙겨입어야하는게 좀 번거롭기는 하지마는 아이와 걸어가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게 너무나 좋다. 늘 그 길이 좀 더 멀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동행이다. 아이가 하는 이야기는 내게는 음악보다 아름답다. 소설보다 재미있다.

     

    요즈음은 왜 이렇게 글 쓰기가 싫은 지 모르겠다. 청탁 받아놓은 원고를 주겠다는 날이 지났는데도 시작도 하지 못하고 있다. 아니 시작도 않고 있다. 그래서 전화벨이 울릴 때마다 원고 독촉 전화인 것 같아 전화받기가 겁난다. 옛날에는 제법 긴 글도 들고앉으면 일필휘지로 써갈겼는데... 요즈음은 들고 앉기도 싫고 시작을 해도 썼다가 지우고 썼다가 지우고... 써놓고 보면 유치하고... 전공 관련 글일수록 더욱 쓰기가 싫다. 그건 내 머리 속이 비어간다는 뜻일게다. 보통 일이 아니다. 허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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