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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家具도 서열이 있다노변정담(爐邊情談) 2006. 7. 1. 19:04
古家具도 서열이 있다
[이코노믹리뷰 2006-06-09 06:45]
미술품 경매 횟수가 거듭될수록, 한국 고(古)가구가 기능성과 한국인의 정서에 맞는다는 이유 때문에, 미술품 경매의 주요 아이템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현대식 아파트 주거공간과 잘 어울려, 집안 분위기를 더욱 품위 있게 만들어 준다.현존하는 고가구들은 대부분 조선 후기에 나무로 제작된 가구들이다. 종류를 살펴보면, 사랑방에서 사용되던 서안·경상·책장·사방탁자·문갑이 있고, 안방에서 사용되던 장과 농이 있다. 그리고 주로 마루에 놓고 쓰던 가구로 지역적 특색이 가장 두드러진 반닫이와 궤가 있고, 부엌에서 쓰던 가구로는 찬탁·찬장과 소반을 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고가구 가격은 사랑방에서 쓰던 가구가 가장 비싸고 안방가구, 마루에 놓여졌던 가구, 부엌에서 쓰던 가구 순이다.
조선시대가구 감상의 기본 포인트는 나무의 성질을 중요시하는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에 있다.
서안과 경상은 모두 책을 읽을 때 썼던 가구들로 서안은 다리가 직립하고 있지만, 경상은 다리 부분이 호족(호랑이다리)·구족(개다리, 안쪽으로 휘어있음)형이며 책을 놓는 판 부분에 변죽이 붙어 있어, 서안보다 화려하다. 가격은 몇십만 원부터 수천만 원대까지, 가격의 폭이 넓다.
사방탁자는 사랑방에서 관상용 도자기 등을 올려놓는 가구로, 사방이 틔여 있어 사방탁자라고 하는데, 특히 비례감이 매우 중요하게 여겨진다.
사랑방 가구 중 가장 비싸게 거래가 되는 것이 책장인데, 몇백만 원부터 억원대까지 거래가 된다.
안방가구인 농과 장은 서로 구분할 필요가 있는데, 보통 2층으로 구성되어 있어 1, 2층이 분리가 되는 것이 농이고, 한 통으로 되어 있는 것이 장이다.
반닫이는 지역이름을 따서 박천반닫이·개성반닫이·밀양반닫이·강원도반닫이·강화반닫이 등이 있으며 소반은 해주반·나주반·통영반 등이 유명하다.
강원도의 투박한 맛이 잘 살아난 강원도 반닫이는 100만원에서 200만원 정도면 살 수 있지만, 강화반닫이는 5000만원 정도에 거래가 된다.
일반적인 소반은 몇십만 원 정도에 거래가 되지만, 황해도 해주반은 다리가 투각으로 장식된 판각으로 되어 있는데, 소반 중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가 되고 가격대는 300만원에서 500만원 정도에 거래된다.
소파 테이블로 많이 사용되는 궤는 곡식을 담아두거나 옷가지를 담아놓는 용도로 사용됐던 가구로, 반닫이와 달리 윗면이 반으로 개폐된다. 참고로 반닫이는 정면이 반으로 개폐된다. 100만원에서 200만원 정도면 훌륭한 소파 테이블용으로 구입할 수 있다.
고가구를 구입할 때 주의할 점은 가구상태가 완전한지, 목재나 철물이 수리가 됐는지, 옻칠이 원래 그대로인지 등이 가격에 영향을 미치므로,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다.
초보자에게는 어려운 일이므로,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 것이 좋다.
요즘 몇천만 원씩 하는 고가의 수입가구가 꽤 많이 팔린다는 보도를 접할 때,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우리의 정서에 맞고, 현대 주거공간에도 훌륭히 어울리는 우리의 고가구가 사람들의 관심 밖에 있는 것 같아서다.
고가구는 관상용으로 즐기고, 사용하다가 되팔더라도 투자한 금액 이상을 받을 수 있으니까, 일석삼조가 된다.
이학준
㈜서울옥션 전무이사'노변정담(爐邊情談)'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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