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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차를 마시며...살며 생각하며 2006. 7. 7. 03:19
이삼년 전 부터는 맑고 향기로운 차 한 잔도 도반이 되었다.
어떤 날에는 혼자 마시는데도 찻잔은 두 개 놓는다.
또 하나의 잔은 문득 그리운 사람의 몫이다.
빈 찻잔이 앞에 놓여있기에 그가 없어도 찻자리는 넉넉해진다.
말 그대로 텅 빈 충만이다.
추사에게도 차 한 잔이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추사의 삶은 적거가 많았다.
추사가 남긴 편지를 보면 유배 생활의 고독이 얼마나 지독한 것이었는지 짐작이 된다.
그러한 절대 고독을 달래주었던 참된 벗은 맑은 차 한잔 밖에 없었을 것이다.
아무리 가까운 지음의 벗이라도 늘 함께 할 수는 없는 것이고
취하게 하는 술은 반드시 깨고 마는 꿈같은 것이었을테니까.
- 정찬주의 <다인 기행>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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