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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붕어들에게 <장자>를 읽어주다
    수류화개실(水流花開室) 2011. 2. 19. 01:13

     

     수반의 물을 갈아주었다

     

     새하얀 백자 수반을 사고 싶었는데 그 뜻을 이루지 못하다

     

     

    저 금붕어들은 행복할까?

     

     별로 세심하게 관리를 하지 않는데도 잘 노는 금붕어들이 그저 고맙다.

     

     

    일 주일에 한 번 정도 물 갈아 주는게 고작인데...

     

     

    저 금붕어들은 강을 알기나 할까?

     

     

    바다를 알기나 할까?

     

    차탁 위에 까지 기어들어온 햇살이 눈부시다. 금붕어들에게 가만가만 <장자>를 읽어 주었다.

     

     

    북해의 한 물고기가 있는데 이름은 곤이라 한다.

    곤은 그 크기가 몇 천리인지 알 수 없다. 이것이 변하여 새가 되는데 그 이름은 붕이라 한다.

    붕의 등 넓이도 몇 천리인지 알 수가 없다.

    한번 기운을 일으켜 날면 그 날개가 하늘에 구름을 드리운 것 같았다.

    이 새는 바다가 움직여 물결이 흉흉해지면 남명으로 날아가는데 예로 부터 남명이란 '하늘 못'이라 했다.

    제해는 괴이한 일들을 담은 책인데 여기에 따르면 대붕이 남명으로 날아갈 때 파도가 일어 3천리 까지 퍼지고

    대붕은 회오리 바람을 일으켜 9만리 상공으로 올라가 여섯달 동안을 쉬지 않고 난다.

     

    땅 위에는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티끌이 날고 생물들은 서로 숨을 불어준다.

    하늘은 푸른데 그게 하늘의 본래 색깔인가? 끝없이 멀고 지극하기 때문에 푸르게 보이는 것은 아닌가?

    붕새가 높이 떠서 내려다 보니까 이처럼 까마득하고 푸르게 보일 뿐이다.

    또한 물이 깊지 않다면 큰 배를 띄울 수가 없다.

    마당 우묵한 곳에 술잔의 물을 부으면 겨사씨로 배를 만들어야 한다.

    물은 얕고 배는 크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대기가 두껍지 않으면 대붕도 큰 날개를 띄울 수가 없다.

    그러므로 9만리 바람이 발 아래에 있어야 바람을 탈 수가 있다.

    푸른 하늘을 등에 푸른 하늘을 등에 지고 막힘이 없어야 장차 남쪽으로 날아 갈 수 있다.

    (장자, 소요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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