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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의 친환경 도시여행(1) 정원 속의 첨단도시, 싱가포르
    내가 좋아하는 공간 2020. 1. 6. 01:05

    세계의 친환경 도시여행(1) 정원 속의 첨단도시, 싱가포르

    싱가포르는 센토사 섬 입구의 사자상과 화려한 야경으로 유명한 관광지입니다. © Richie Chan

    싱가포르는 세계적인 관광지로 유명합니다. 아름다운 야경과 멋진 스카이라인이 어우러진 도시의 풍광에 동남아시아의 기후가 합쳐져서 묘한 매력을 뿜어냅니다. 유니버셜스튜디오나 센토사(Sentosa) 섬, 마리나 베이(Marina Bay)는 싱가포르에 가면 반드시 한 번 쯤은 찾는 곳이지요.

    싱가포르의 또 다른 상징,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의 옥상 수영장에서 바라본 도시의 전경. 여기까지는 전형적인 현대적 도시의 모습입니다. © shutterstock.com

    싱가포르는 세련된 도시의 이미지를 지닌 곳이지만 동시에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싱가포르는 사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정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가 설립될 당시부터 ‘가든 시티(Garden City)’라는 슬로건을 내걸었을 정도였으니까요.
     
    싱가포르의 이러한 기획은 건물에도 잘 반영되어 있습니다. 싱가포르 거리를 걷다 보면 똑같이 생긴 건물이 없다는 점을 눈치 챌 수 있는데요, 싱가포르 정부는 건물 자체를 관광자원으로 보고 기존의 건물과 닮은 부분이 많으면 아예 건축 허가를 내주지 않는다고 해요. 건물을 마치 정원 안에 있는 하나의 조각 작품처럼 보는 것이죠.

    차이나타운의 불교 사원과 도심의 빌딩숲. 싱가포르의 건축물은 같은 것이 거의 없습니다. 건물과 스카이라인도 관광자원으로 생각한 것이지요. © shutterstock.com

    싱가포르는 최근 ‘가든 시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시티 인 어 가든(City in a Garden)’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정부는 쾌적한 도시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녹지 비율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는데요, 국토가 좁은 도시국가의 한계로 인해 녹지를 더 이상 넓힐 수 없게 되자 아예 ‘도시를 녹지 안에 둔다’는 역발상을 한 것입니다.

    싱가포르 항구 지구와 가든스 바이 더 베이의 전경. 싱가포르는 치밀한 도시계획의 산물입니다. © shutterstock.com

    그런데 도시를 어떻게 정원 속에 넣을 수 있을까요? 싱가포르 정부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바로 도시 곳곳에 조성된 공원을 하나로 연결한다는 계획이었지요.

    부킷 티마 근처의 하이킹 코스. 싱가포르는 이러한 길로 공원과 공원을 잇고 있습니다. © shutterstock.com

    이러한 계획 하에 추진된 것이 도시 곳곳에 조성된 ‘파크 커넥터(Park Connector)’입니다. 싱가포르 국가공원관리국은 2007년부터 도시 전체를 둘러싸는 파크 커넥터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길이만 총 360km에 이르는 대규모 사업이지요. 시민들이 휴식을 즐기는 공원을 시민들이 하이킹을 즐기는 길로 연결하는 것입니다.

    가든스 바이 더 베이의 전경. 싱가포르가 추구하는 정원도시를 상징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곳입니다. © shutterstock.com

    이 사업의 상징이 바로 ‘가든스 바이 더 베이(Gardens by the Bay)’입니다. 가든스 바이 더 베이는 이름 그대로 싱가포르 항구 바로 옆에 자리 잡은 거대 공원입니다. 엄청난 양의 컨테이너가 들락거리는 항구 옆의 공간이지만 마치 숲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숲이 우거진 공원인데요. 싱가포르 정부가 지향하는 도시 정원을 가장 집약해서 구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싱가포르를 상징하는 인공 트리. 나무와 나무를 잇는 구름다리에서 보는 풍광이 장관입니다. © shutterstock

    가든스 바이 더 베이에는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사진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인공 트리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인공 트리는 구름다리로 연결돼서 공원 전체를 조망하는 전망대 역할도 겸하고 있지요. 이곳에서 바라보는 레이저쇼가 워낙 장관이라 밤에 가면 한참을 줄을 서야 입장할 수 있다고 하네요. 인공트리 외에도 야외온실인 플라워 돔이나 온실 속의 거대한 폭포가 장관인 클라우드 포레스트도 유명하니 꼭 한번 찾아볼 만합니다.

    가든스 바이 더 베이에 있는 클라우드 포레스트. © Doranobi/Shutterstock.com

    가든스 바이 더 베이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면 ‘정원이 된 건물’도 볼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특급 호텔인 ‘파크 로얄 온 피커링(Parkroyal on Pickering)’은 마치 바빌론의 공중정원처럼 보입니다. 층층이 자리잡은 나무와 풀 덕분에 빌딩숲 한가운데의 고층빌딩인데도 마치 정글 속에서 휴양하는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지요. 이처럼 거대한 규모의 공중정원을 유지하려면 물과 에너지가 적지 않게 필요한데, 이 건물은 빗물과 폐수를 재활용해서 정원에 공급하고, 태양광으로 상당량의 전력을 충당하고 있습니다. 겉모습만 친환경적인 것이 아니라 건물 자체도 친환경적으로 유지하는 것입니다.

    파크 로얄 온 피커링의 객실에서 바라본 도심의 거리. 마치 울창한 정글 속에 있는 것 같습니다. © Patrick Bingham-Hall/WOHA
    싱가포르에 있는 건물, 트리하우스. 싱가포르에서는 이러한 수직정원을 그리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 City Developments Limited

    이러한 ‘건물정원’은 싱가포르 도심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파크 로얄 온 피커링에서 조금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볼 수 있는 ‘트리하우스(Tree House)’처럼요. 이러한 건축을 수직정원이라고 하는데 파크 커넥터조차 조성하기 어려운 도심에서 공원과 공원을 이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수직정원은 이처럼 공원을 확장할 뿐 아니라 건물 표면을 식물로 뒤덮어서 에너지를 절약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요. 단열재 역할을 해서 덥고 습한 싱가포르의 기후로부터 건물 내부 환경을 쾌적하게 유지하게 해 주지요.
     
     
    이처럼 멋진 정원도시를 만든 주역 중 하나가 싱가포르 예술대학입니다. 이 학교는 조경과 건축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해요. 학교가 배출한 인력들은 정원도시 싱가포르를 실현시키기 위해 저마다 독특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건축과 도시계획에 적용합니다. 싱가포르 예술대학의 교육 철학은 아주 간결합니다. 바로 도시에서의 생활에 필요한 니즈는 만족하면서도 환경과 조화될 것! 그래서일까요? 학교의 외관도 싱가포르의 풍경을 닮은 인공물과 식물의 조화를 보여줍니다.

    싱가포르 예술대학의 건물도 식물이 뒤덮은 자연친화적 외관을 자랑하지요.

    싱가포르는 이처럼 도시와 자연이 어우러진 모습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섬나라인 싱가포르에는 여러 개의 작은 섬이 있는데요, 섬들 중 일부는 일부러 개발하지 않고 자연상태 그대로 남겨두고 있지요. 사람이 불편하지 않게 방문해서 자연을 즐길 수 있을 만큼만 개발해 뒀습니다. 대표적인 섬이 싱가포르 도심의 북동쪽에 위치한 ‘풀라우 우빈(Pulau Ubin)이에요. 바로 옆이 세계적인 도시인데도 이 섬에는 열대우림 생태계가 보존되고 있지요.

    풀라우 우빈은 도심 바로 옆인데도 수많은 야생생물을 볼 수 있습니다. © shutterstock.com

    혹시 다음에 싱가포르를 찾을 일이 있다면 싱가포르의 자연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여 보세요. 도시의 화려한 야경에 무심코 지나쳤던 거리에서 싱가포르만의 도시 철학이 숨쉬고 있을 테니까요.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커뮤니케이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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