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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 가서 사는 친구에게서 메일을 보내왔다. 지난 번에 아버님 상을 당해 와서 빈소에서 잠간 얼굴을 본 친구다. 사십구제때 다시 오겠다고 한 친구였다. --------------------------------------------------------------- 마침내 사랑을 잃었습니다 아니, 지독한 隻愛를 잃었습니다 얼마나 일방적인 사랑이었는지,..
아침 6시. 인디언 음악을 들으면서 차를 마신다. 손끝으로 전해오는 그 따스함이 내 가슴을 데운다. 인디언 음악의 그 애잔함도 내 가슴에 촉촉히 비가 되어 내린다. 새벽이 열리는 창 밖 풍경은 언제 보아도 좋다. 다석에 앉으면 거실 커다란 창 한가운데 키 큰 아카시아 나무 한 그루가 서있다. 오늘 ..
"난 왜 마를린 몬로가 예쁘다는지 모르겠다. 난 왜 오드리 헵번이 예쁘다는지 모르겠다. 아무리 봐도 우리 엄마가 훨씬 예쁘다. 우리 엄마 몸매는 전지현이 보다도 날씬하다." 둘째 녀석의 이 말을 내게 전하는 아내의 얼굴엔 하얗게 박꽃이 피었다. "아니 이 자식이 어느새 타고난 제비(?)의 외교적 언..
어제 일찍 골아떨어진 탓인지 새벽에 눈을 떴습니다. 빗소리를 들으며 차 한잔을 끓여 마시며 느리게 아주 느리게 다가오는 새벽 풍경을 지켜보았습니다. 문득 비오는 새벽의 무등산을 보고싶다는 욕망을 어쩌지 못하고 차를 몰아 무등산 자락을 넘어 원효사로 갔습니다. 무등산으로 가는 호젓한 길, ..
살아있는 동물 화석은 바퀴벌레고 살아있는 식물 화석은 은행나무다. 지구상에 살아있는 것들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은행나무와 바퀴벌레는 모순의 천적 관계다.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예년엔 감이 모두 떨어져 버렸는데 올해는 이상하게 감이 꽤나 열렸습니다. 그래서 오늘 감을 땄습니다. 팔도 아프고 눈도 아프고 고개도 아팠지만 그래도 감따는 작업은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작업이 아니라 기쁨이고 축제였습니다. 텃밭의 배추도 잘 자랐습니다. 점심에 맛있게 쌈 싸먹었습니다. 그..
지난 주에 표구를 맡겼던 추사의 다시를 찾아왔다. 지난 주에 찾아야했으나 충장로축제 때문에 주차가 신경쓰여 일주일이 늦어진 것이다. 옥션으로 샀던 돌로 만든 호랑이 두 마리를 받아왔다. 다행이 우리 집에서 별로 멀지 않은 곳에 사는 분이라 직접 가서 받아왔다. 표구 찾으러 간 김에 골동품 가..